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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6)

장르 : 드라마

상영시간 : 105

감독 : 찬욱

등급 : 12 (KR)

개봉일 : 2006년 12월 07 (KR)




 

영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더 좋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영화 잡지를 읽고 인터넷을 뒤지고 하며 영화에 대한 정보로 한참을 친구들과 이야기 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지요.  생각해보면 정작 그때는 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여려 글들로 영화에 대한 평가가 스스로에게 내려져버렸기 때문이지요.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정보에 참으로 느린 사람이 되었는데요.  그러면서 오히려 예상치 못한 좋은 영화를 많이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이 영화도
그런 영화 중 하나인데요.  버스광고를 처음 보고는 뭐 이런 유치한 제목이 있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나중에 영화를 만든 사람이 박찬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이 영화의 소리 소문 없음에 놀랐었습니다.  (그 전 영화는 아무리 영화에 대한 소식에 무디어도 소문을 듣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요란했었는데 말이지요~) 

얼마 전에 이 영화를 봤습니다.  당시에 바쁘기도 했었지만 영~ 땡기지 않는 영화이기도 했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갑자기 어떤 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얼마 전 이 영화에 대해서 그런 충동을 느꼈던 거지요.^^


영화를
보면서 극 초반의 다소 정신 없음에 적지 않게 당황했었는데요.  예전의 박찬욱 감독의 영화와는 다르게 뭔가 아구가 맞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소름 끼칠 만큼 잘 짜여진 극의 흐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영화는
상처받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이 너무나 섬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영군(임수정)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병원의 의사가 아닌 또 다른 상처를 간직한 이인 일순(정지훈)이라는 설정이 재미있습니다.  의사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방법으로 영군의 잘못을 지적하고 (극에서 영군은 자신이 싸이보그라 생각하고 밥을 먹는 것을 거부하지요.) 그것이 왜 잘못되었는지를 가르치려 하지만 영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일순이 선택한 방법은 영군을 인정하고 그 모습 그대로를 받아 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영군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그것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그녀에게 다가서는 일순의 모습을 담담하게 따라갑니다.  마음의 상처로 마음을 닫아버린 영군의 마음을 열기 위한 일순의 방법은 너무나 인격적이고 너무나 섬세하고 치밀한대요. 박찬욱이라는 이름을 몰랐다면 전 이 영화를 여자감독이 만든 영화일거라고 짐작했을 거에요. (남자는 섬세함과 거리가 멀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편협한 생각일까요?^^)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악평이 참으로 많다고 들었는데요. 올드 보이와 박찬욱이라는 이름을 지워버리고 배우들의 연기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영화가 끝날 때 쯤에는 영화에 충분히 몰입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찬욱
감독님이런 영화 만들 땐 예명을 만들어 그것을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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